섬유정보팀2007. 1. 7
거미줄과 생명공학의 만남,「바이오스틸」
거미(Spider, 학명 : Araneae)는 거미강(Arachnida), 거미목(Araneae)에 딸린 절지동물들
을 말한다. 자신들의 생활에 있어 '실'을 이용하는 동물은 거의 없다. 그렇지만, 거미는
자신이 만들어낸 실로 그물과 집을 만들어 곤충을 포획하여 묶어놓기도 하고, 알을 감
싸서 보존하기도 하며, 실을 따라 걷고 이동하기도 한다. 그물 하나를 만들어내는 데
필요한 거미줄 길이는 대략 20미터 정도. 아침이슬을 지탱하는 것도 힘들어 보이지만,
실제로는 주인인 거미 몸무게의 4천 배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다.
거미는 실을 공중에 뿜어내어 공중을 날아 자리를 옮기고, 점성물질이 있는 거미줄로
그물에 걸린 곤충을 꼼짝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. 그렇지만 정작 그곳에 사는 거미는 달
라 붙지않는, 즉 점성이 없는 또 다른 실을 분비해 길을 만드는 등 집주인인 거미는 그
물 안에서 끈끈한 줄과 건조한 줄을 본능적으로 알고 평소에 잘 피해다니지만, 실수로
끈끈한 줄에 붙어버리면, 거미라 할지라도 곤충과 같은 신세가 되고 만다. 사용 목적에
따라 여러 종류의 실을 뽑아내, '실을 엮어서 살아가는 세계'를 영위하는 지구상에서 가
장 번성한 동물 중의 하나이다.
그림 2. 거미줄
◆ 강철보다 튼튼하고 나일론보다 질긴 거미줄
가장 강력한 생존의 도구인 이 거미줄을, 거미 한 마리(예를 들면, 무당거미)가 연속으
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길이는 무려 700m가 넘는다. 거미에 따라서 자신이 이미 만들어
놓은 거미줄(망)을 먹어서 다시 실로 환원시키기도 하므로, 단순히 효율을 비교하기에
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, 누에가 동일조건에서 만들어 내는 1,500m에 비교해 보아도 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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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한 수준이다. 그 굵기 또한 매우 가늘고 필라멘트사와 마찬가지로 균일한 상태를 유
지하는데, 일반적으로 왕거미의 줄은 지름이 0.0003mm로 일반 견사 지름의 1/10에 불
과하다.
강력은 같은 지름을 가진 강철보다 5배 이상 강하고 나일론보다 질기며 실크처럼 부드
럽다. 복원력이 뛰어나 나일론보다 탄성이 2배나 좋으며 끊어질 때까지 몇 배나 늘어난
다. 나일론의 신축성이 16%인데 반해 거미줄은 31%나 된다. 또한, 공기가 잘 통하면서
도 수분이 침투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.
거미줄을 섬유로 사용한 예로는 1709년 프랑스의 유명학자인 쌩띨레르가 양말과 장갑
을 짰고, 당시 만국박람회에 출품되었던 일은 잘 알려진 일화이다. 이에 착안하여 학술
원에서 옷감 제직을 연구하였으나, 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른 거미가 1분에 5~
6 피트의 거미줄을 분비한다고 할 때 5천 마리의 거미가 수명을 다 할 때까지 뽑아내
는 실을 다 모아야 한다는 점과 너무 가늘다는 점 때문에 연구를 중단했다고 한다. 또
한 거미는 육식동물이고 상당히 공격적이어서 대량 사육이 곤란하고, 누에처럼 모아놓
고 생산한다고 해도 비용면에서 누에의 경우보다 수 천 배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.
하지만 누에 실크와는 전혀 다른 특성이 있고, 새로운 소재로서 매력이 커서 근년에는
유전공학 차원에서의 연구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, 생명공학
(Bio-Technology)의 소재로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. 이러한 측면에서 자연에 존재하고
있는 다른 유기체와의 유전자 변환 기술로 대량생산이 가능할지에 관한 연구가 계속되
고 있는데, 독일의 한 연구팀에서는 거미 실의 유전자를 조사하여 그것을 몇 종의 식물
에 이식해 보았다. 특히 감자에서 전체 단백질 질량의 2% 정도에 해당되는 거미줄 단
백질(거미실크)을 얻을 수 있었다.
이러한 유전자 변환기술을 이용해 거미 단백질를 얻고자 하는 시도로서, 거미의 유전자
를 박테리아에 이식시키는 실험도 있었다. 그렇지만, 이를 위해서는 박테리아 배양에
고가의 비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면에서 유효한 수단이 될 수는 없었다.
◆ 염소 젖에서 추출하는 거미실크
가장 유력한 방법은 염소의 젖을 이용한 것으로 이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매스컴에서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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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제히 보도한 바 있다. 거미의 방사샘과 염소의 유선(乳腺)이 생물학적으로 비슷한 것
에 착안하여 캐나다의 한 생명공학회사가 거미줄 유전자를 염소의 배아에 이식해, 염소
의 젖에서 거미줄 단백질을 추출한 것이다. 이 단백질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뒤 압축하
면 인공 거미줄 섬유가 만들어진다. 거미실크를 이용한 섬유로 총탄에도 파괴되지 않을
만큼 튼튼하면서도 매우 가벼운 직물(fabric)을 개발할 수 있다고 한다. 바이오스틸
(BIOSTEEL)이라고 부르는 이 거미실크는 강도가 매우 뛰어나 힘줄, 인대, 뼈를 고정시
키는 수술용 봉합사로도 이용이 가능할 것이며, 방탄복·낙하산 등의 군사용품에도 사용
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.
현재까지의 진행 상태는 매우 양호하지만, 아직까지는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다. 본격
적으로 신소재 섬유 개발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유전자 변환 염소를 확보하는 데는 약
1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. 이를 계기로 염소 뿐만 아니라 다른 포유동
물의 세포를 이용하여 거미실크를 다량 생산하고자 하는 첨단 바이오산업의 길도 열리
게 되었다. 거미줄의 놀라운 변신을 눈여겨 볼 일이다.
제공 : TEXTOPIA, 이용성 정보모니터, hucom@tsnet.co.kr http://www.mikwangtex.com/board/down.php?file_name=%B0%C5%B9%CC%C1%D9%B0%FA_%BB%FD%B8%ED%B0%F8%C7%D0_%B8%B8%B3%B2.pdf&file_path=1168414958.pdf&file_size=174891&no=63&info=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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